요즘 블랙홀 설정에 빠졌다. 블랙홀에 의한 초중력과 시공간 왜곡으로 인한 세계관을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그러기 위해서 먼저 구축된 세계관들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생각해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들이 조지 오웰의 『1984』와 프랭크 허버트의 『듄』이다.
102번의 숫자 변조
책을 읽던 중 뉴스를 접했다. 뉴스에서는 문재인 정권 당시의 실태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현실이『1984』와 매우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2017~2021년 주택·고용 통계를 102회 조작했다고 밝혔다. 2018년 1월 4주 차부터 ‘수치를 낮추라’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보고치가 매주 내려갔다.
『1984』에서 당은 기록을 고치고 기억 구멍으로 던진다. 문재인정권도 비슷했다. 실제 기록을 손봐서 '기억 구멍'에 집어 넣었다. 부동산 안정은 『1984』 의 구두처럼 실제로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집값, 통계보다 7배 뛰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2017년 11월~2021년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은 81%였지만 조작된 공식 통계는 12%로 발표됐다. 청년층이 평생 소득을 모아도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기 힘들다는 현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본 것은 정부만이 아니다. 서울·수도권 보유층이 침묵한 채 상승분을 흡수했다. 『1984』의 “2+2=5”가 유지되는 건 당의 힘이 아니라 군중의 동조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저출산·연금, ‘청년 탓’으로 포장된 구조적 착취
주거비 폭등과 고용 불안이 맞물린 결과, 한국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로 OECD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이 수치는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한다”는 프레임으로 소비된다. 그러나 실제 원인은 기득권 세대가 80~90년대 고도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고 집·직장·안전망을 독점한 구조적 결과에 가깝다. 청년에게 남은 선택지는 ‘아이 없는 삶’이 아니라 ‘아이를 가질 여유조차 없는 삶’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통계조작으로 숨기고 언론을 통해 청년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연금 논의도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보험료율을 9%→13%, 소득대체율을 40%→43%로 올리는 안이 결국 국회를 넘어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되었다. 부담은 소득이 막 시작된 세대가 지고 혜택은 이미 가입 기간을 채운 586세대가 먹는다. 집도, 일자리도, 연금마저 기득권이 늘리고 청년에게 청구서를 돌리는 구조다.
왜 『1984』를 읽나
『1984』는 권력이 기록을 바꿀 때 어떤 언어를 쓰는지 보여준다. 통계, 그래프, 정책 브리핑 같은 숫자 언어가 현실을 덮으면 시민은 기억을 잃는다. 문제는 오늘의 ‘민도’다. 소설 속에서 조금만 복잡한 신조어·수치가 튀어나오면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도 대다수는 검색 한 번 해 보지 않는다. 낯선 용어가 나오면 “누가 대신 풀어주겠지” 하고 넘긴다. 그 무심함이 권력 입장에선 가장 든든한 방패다. 그래서 『1984』를 읽어야 한다. 숫자와 단어가 무기가 되는 순간을 눈으로 확인해야 누군가 또다시 “2+2=5”를 읊조릴 때 고개를 들고 사실을 직접 확인할 이유가 생기니까.
숫자를 속이는 것은 악마의 짓이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나쁜 짓의 범주는 넓다. 거짓말과 도둑질부터 사기·강간·강도·방화·살인 같은 중죄까지. 하지만 그 목록에 ‘숫자 조작’은 없다. 정해진 숫자와 통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행위는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짓의 한계치를 넘어선, 악마의 짓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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